통합 검색
통합 검색
아래의 글은 대상관계심리상담연구소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업로드 된 글입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objectrelationsi/224120064774

안녕하세요. 대상관계심리상담연구소입니다.
오늘은 마음 속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인 남성의 사연을 전달드릴까 합니다.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직장에 다니는 30대 초반 남성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직장에서 상사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동료들과의 관계가 너무 어려워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받은 상처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셨는데,
일이 잘 되는 편이어서 쉬는 날 없이 일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여행을 가거나 놀러갔던 기억도 없네요..
그런데 초등학교 3-4학년쯤에 아버지께서는 하시던 일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아버지께서 지인의 보증을 섰었는데,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로 기억나는 것은 매일같이 부모님이 싸우셨던 것과,
어머니가 갑자기 집을 나가신 것입니다.
어머니가 떠난 후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을 드셨고,
저에게는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화를 내시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께서도 그때 많이 힘들었겠다 싶기는 한데,
제가 위축되고 소극적이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몇년 전 돌아가셨지만,
지금까지도 아버지가 저에게 했던 말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 때 아버지의 모습과 말들이 떠오르면서 분노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소극적인 성격을 고쳐보려고 여러 노력도 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시도를 했던 게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실패에 대한 창피한 마음으로 돌아오더라구요..
직장에서 무슨 말도 못하고 바보같은 내 모습을 떠올리면,
이렇게 된게 다 아버지때문인 것 같고 화가납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말이지요..
이제는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문의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버지께서 지인을 돕고자 한 결정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져 전 재산을 잃고
아버지는 설상가상으로 아내와의 이별까지 겪은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 그 때 아버지가 느꼈을 고통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큰 상실과 고통을 감당하지 못한 아버지가
여과 없이 쏟아낸 감정이나 부정적인 말들을 오롯이 받아내야만 했던
그 때 그 아이가 느꼈을 두려움과 상처는 얼마나 컸을까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술에 의지하며 화를 낼 때
어린 아들의 마음 속에서 아버지는 단지 '화를 내고 있는 화난 어른'으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나를 거절하고 비난하며 분노하는' 아버지의 이미지와
그 앞에서 숨죽이며 버텨야 했던 '무력한 나'의 이미지가 함께 마음 속에 내면화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모를 머리로 '이해'하기 전, '감정적으로 느끼며 흡수하는'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부모의 말투나 표정, 목소리의 톤, 부모의 감정적 분위기,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긴장감 등이
그대로 '감정의 이미지'로 저장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그 때 그런 일이 있었지" 하는 정도의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감정이 깃든 관계의 흔적' 즉, 내면의 표상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면화된 관계의 흔적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가
성인이 된 후에도 인간관계 속에서 되살아나게 됩니다.
직장에서 상사를 대하거나, 동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누군가의 비난이나 거절, 혹은 권위적인 태도 앞에 서면
자기도 모르게 어린 시절 '아버지 앞의 위축되고 무기력한 아이'로 반응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우리를 사랑했던, 미워했던,
혹은 아버지가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자식에게 화를 냈다 하더라도
그 목소리와 표정은 마음 깊은 곳에 심리 구조의 일부로 남습니다.
그 구조는 때로 우리를 지탱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는 부족하다', '나는 잘못된 사람이다' 라는
수치심과 무력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극적인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스스로 이런 생각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바보같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 감정의 뿌리가
여전히 내면의 관계 기억 속에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권위있는 사람이나 낯선 사람 앞에서 긴장과 불안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화된 관계의 기억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까지도 많은 노력을 해보셨겠지만, 그 노력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아래의 방법을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린 시절의 감정을 알아차려보세요.
그 때 아버지 앞에서 느꼈던 감정을 조용히 떠올려보세요.
'그 때 나는 정말 무서웠어..'
'아버지의 말을 들을 때, 나는 아무 힘이 없었어..'
이렇게 감정을 떠올려 보는 것은,
과거의 고통 속으로 다시 빠지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 때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인정하는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인식하는 순간, 그 감정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않게 됩니다.
2. 내면의 아버지 목소리를 구분해보세요.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내가 뭘 잘못했나?',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하지?' 생각이 자동적으로 떠오를 때,
잠시 멈춰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이건 상사의 목소리인가?
아니면 내 심리 내면의 아버지의 목소리인가?'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순간에
'지금 눈 앞에 있는 현실의 사람'보다 '마음 속 대상(내면의 아버지/어머니)'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그 대상의 목소리로부터 조금씩 분리될 수 있을 때,
비로소 현실의 관계를 살아낼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오래된 감정이 올라와 마음이 흔들리기도 할 거에요.
그럴 때는 혼자 감당하려 애쓰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전문적인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감정을 다루는 경험을 권해드립니다.
이러한 과정은, 과거에 내면화된 부모의 목소리가 아닌
지금의 나 자신의 목소리로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상처는 과거에 생기지만
치유는 지금, 현재의 관계 속에서 시작됩니다.
이제는 내면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
내 안의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품어줄 차례입니다.
당신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댓글 0